아무도 하고 싶지 않은 붕어빵 결혼식, but~
당신이 잘 아는 누군가의 청첩장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이 때 겉봉을 뜯고 가장 먼저 당신이 눈길을 주는 곳은 예식날짜와 장소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날짜와 시각에선 어떤 이미지도 떠오르지 않지만, 똑같은 청첩이라도 그 결혼식 장소가 어딘가에 따라서 떠오르는 느낌은 매우 다양하게 마련이다.
우선 장소가 널리 알려진 고급 호텔이나 전문식장이라면 ‘어,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텐데, 혼주 측에 돈이 좀 있나보군.’ 하는 느낌을 가질 것이고, 일반 회관이나 예식장의 경우엔 그리 특별한 주목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현실에 있어 대부분의 결혼식은 이런 평범하고 주목받지 못하는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바쁘고 복잡한 세상에 별나고 개성 있는 것도 좋지만, 우선은 대부분의 전문 예식장들이 가장 좋은 교통의 요지, 누구나 찾아오기 쉬운 곳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 있어선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가 어렵다.
가장 신중해야 할 ‘예식장 선택’
하지만 면밀히 따져보면 예식 장소야말로 그 결혼식의 가장 중요한 뒷배경이라 할 수 있다. 요즘은 본식인 진짜 결혼식을 앞두고 거의 대부분의 예비 신랑신부가 리허설이란 명목 하에 본식과 똑같은 드레스와 메이컵을 하고 야외촬영을 한다. 구실은 결혼 당일은 바쁘기 때문에 보다 나은 사진첩을 만들기 위해 미리 날 받아 사진을 찍어 둔다는 것이지만, 지금은 이 이벤트 역시 유행을 넘어 결혼 예식의 보편적 절차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한데, 이 이벤트를 주관하는 스튜디오나 신랑신부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바로 사진의 뒷배경이다. 옷은 왕자와 공주처럼 차려 입었는데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복잡한 길거리에서 사진촬영을 할 수도 없고, 정말 폼 나게 찍어야 하기 때문에 배경이 좋다면 도심에서 두세 시간 떨어진 곳도 마다 않고 달려간다. 그러나, 앨범에 들어가는 사진 배경은 이처럼 중요시하면서도, 정작 사람들은 일생일대 최대의 기념촬영이며 사진이랄 수 있는 결혼식의 뒷배경에 대해선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예식 장소 선택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
어떤 결혼식을 가보면 식장 위치는 교통 편리하고 깨끗한 반면 예식 홀이 너무 협소해 하객들의 어깨가 닿을 듯 서로 복작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피로연에서 하객은 많은데 음식이 적어서 도중에 낭패를 보거나 - 특히 음식이 뷔페로 나올 경우 나중에 온 손님들은 식사를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또 어떤 업소에선 접객 시스템 미비로 아직 하객들이 다 해산하기도 전에, 업주와 혼주 측이 식당에서 나간 밥그릇 수를 두고 양자간에 옥신각신 언쟁이 붙는 경우도 왕왕 있다. 모두가 결혼식이란 큰 경사를 앞두고 하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예산착오라 하겠다.
그럼 예상 하객 수와 예산에 맞으며, 예식과 식당 이용시간을 충분히 허용하는 좋은 식장을 고르는 요령은 무엇일까? 우선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절차와 조건들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별로 대체적인 위치를 정할 것.
이 경우 신랑신부 양가 모두 한 지역에 있다면 우선적으로 집에서 가까운 식장을 택하는 것이 좋다. 집과 식장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면 예식 당일 여러모로 일보기가 편리할 거니까.
하지만 만일 양가 하객 중 어느 한 쪽이 지방에서 올라와야 한다면, 시내 중심가 보다는 교통이 보다 수월한 강남 쪽으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지역을 정한 후, 여러 식장들을 ‘비교분석’ 할 것.
A는 어떻고 B는 어떻다는 식으로. 이 때 유념할 것은 각 예식장의 주차공간과 홀 규모다. 여기서 주차공간에 관한 것은 언급할 필요가 없겠으나 예식 홀의 규모에 관해서는 잠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일반인은 별 차이 없다며 가볍게 지나칠지 몰라도, 전문인의 눈으로 볼 때 좋고 나쁜 예식 홀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아무리 샹들리에가 좋고 대리석 장식이 아름다워도 결혼식에 온 하객들이 서로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로비가 협소하다면 일단 선택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로비라고 하는 것은 예식이 진행되는 메인 룸 문 앞의 여유공간을 말한다.
요즘은 결혼 하객이라 해서 반드시 예식을 다 지켜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하객들은 오랜만에 만난 친지나 친척 혹은 동료 간에 담소하기를 더 즐긴다. 그래서 룸에선 결혼예식이 진행되는데도 하객들은 여전히 로비에 머무는 경우가 허다하며, 이런 점을 감안, 최신의 고급 예식 홀일수록 로비 공간을 넓고 호화롭게 장식하는 경향이 있다.
셋째, 피로연은 가장 깨끗한 식당, 정갈한 음식을 택할 것.
호텔 예식이라면 모를까, 현재도 대부분의 예식장은 예식 하는 곳과 식사하는 곳이 분리되어있다. 심지어는 예식 홀과 꽤 먼 거리의 식당이 피로연 장소로 정해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 하객들이 느끼는 장소 이동의 불편함은 당연한 것이며, 그렇게 이동한 곳에서 나오는 음식들 역시 시원찮다면 하객들의 느낌이 어떨까?
피로연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음식이다. 이왕 손님을 접대하기로 마음먹었으면, 주변에서 가장 깨끗한 업소 정갈한 음식을 택해 대접하는 것이 예의에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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