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 보내기
남가에서 여가로 보내는 예물로 혼서와 혼수 및 물목을 함에 넣어 여가에 보내는 것을 납폐(納幣:함보내기)라 한다.
납폐는 그날의 길흉이나 양가의 형편에 따라 혼례일 며칠 전에 보내기도 하고 또는 혼례일 전날 저녁이나 당일에 보내기도 한다.
함에는 채단, 예물, 혼서지가 들어가는데 채단은 청색과 홍색의 치마감이다.
청색 치마감은 붉은 종이에 싸서 청색 명주실로 묶고, 홍색 치마감은 청색 종이에 싼 뒤 붉은색 명주실로 묶는다. 채단은 흔히 짝을 맞추지 않는 것을 상례로 하여 치마 한 감에 저고리 두벌, 혹은 치마 한감에 저고리 세벌을 준비한다.
채단을 얹은 뒤에 검은색 겹보자기에 혼서지를 올려 놓는다. 또한 신부에 대한 예의로 예물을 마련하는데 편의상 혼수감 등을 미리 받아 결혼식에서 입을 예복, 신혼여행 복등을 준비해 놓기도 한다.
혼서지는 금전지를 단 검은색 비단 겹보에 싸고, 채단은 붉은색, 옷감은 청색 종이에 싼 뒤 붉은색 실로 동심결하고 파랑색 옷감은 홍색 종이에 싼 뒤 청색 실로 동심결한다.
함속에 넣을 때는 먼저 파랑색 금전지가 달린 사폭홍유보를 펴고 채단을 좌우로 갈라넣은 뒤 혼서지를 중간에 넣고 부용향을 좌우에 넣고 보를 덮되 금전지가 근봉지 안으로 나오게 한다. 그리고 물목을 넣는다.
함을 닫은 후 자물쇠를 잠그 지 않고 그냥 끼워놓은 채 다시 청색 금전지가 달린 오폭홍유보로 함을 싸되 금 전지가 근봉지 안으로 나오게 하여 맨다.
함질 끈은 무명 베로 마련하되 석 자 정 도는 땅에 끌게 하고 나머지로 고리를 만들어 함을 지도록 한다.
혼례식 전날 해가 저물어 함을 여가에 보내되 찹쌀을 빻아 팥고물을 넣어 설지 않도록 정성껏 찌되 대추와 밤을 위에 박은 후 떡시루를 마루 위에 있는 소반에 올려놓고 이 위에 함을 올려놓았다가 지고 간다.
함진아비는 종복을 보내되 내외가 해로하고 다남한 복수인을 가려서 보낸다.
복색은 홍광대를 펴고 패영을 단 주립을 쓰며 수혜자로 성복을 한다.
여가에서는 함진아비가 오는 시간이 되면 함 받을 준비를 한다. 탁자위에 붉은 보를 깔고 양편에 불을 켜놓고 남가에서 처럼 찹쌀떡 시루를 놓아두고 등롱 한 쌍에 불을 켜 대문 앞으로 내보내 함진아비를 맞이한다.
떡시루는 팥고물을 넣고 가운데 대추와 밤을 박되 이것은 따로 떠놓았다가
혼인 전날 신부가 먹도록 한다.
함진아비가 여가에 도착하면 여가에서는 함을 받아 잠시 떡시루 위에 놓았다가 방으로 옮겨간다. 방으로 옮겨간 납폐함은 혼주가 눈으로 보지 않고 함 속에 손을 넣어 혼서지를 꺼내고 다음에 채단을 꺼내되 붉은색 옷감이 먼저 나오면 딸을, 파 랑색 옷감이 손에 잡혀 먼저 나오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의 점을 치기도 한다. 함진아비 일행에게는 음식과 술은 물론 노자도 후하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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